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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수다

세상의 하루

장혜진 좋은글
0 176 2023.11.09 12:12

세상의 하루 / 김비


​세상 말을 다 듣고 어떻게 살겠는가


풀벌레의 맑은 소리에 귀를 씻고


낮고 투명한


진실의 소리를 들으리


말없이도 충분한 마음의 소리를 들으리


세상일을 다 마음에 두고 어떻게 살겠는가


나무처럼


꽃도 이파리도 열매도


버릴 때는 버려야지


철새처럼 빈 하늘만 남길 줄도 알아야지


세상의 하루는


지난 상처와


오늘의 욕심


내일의 염려를 놓을 수 있다면


일용할 만큼의 행복을 얻으리


하루치의 그리움


하루치의 사랑


하루치의 자유


아! 깃털 같은 무게도 짐이 될 수 있는


하루치의 아픔...


이 모두가 비 온 뒤에 잠시 선 무지개라 해도


그대여! 


우리가 꾸었던 같은 꿈마저 기어이는 버렸기에


새처럼 꽃처럼


삶이 얼마나 자유로운가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 김비 시집 " 꽃밭에 숨어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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