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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이 없는 어머니의 슬픈 사랑이야기

김성룡
0 229 2023.06.20 12:27

한쪽 눈이 없는 어머니의 슬픈 사랑이야기 


한쪽 눈이 없는 우리 어머니는 시장에서 조그마한 장사를 하셨다.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 때 어머니가 학교로 오셨을 때 나는 너무 창피해서 그만 학교를 뛰쳐나왔고 다음날 학교에 갔을 때,

“너의 엄마는 한쪽 눈 없는 장애인이냐” 하고 놀림을 받았다.

놀림거리였던 엄마가 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왜 엄마는 한쪽 눈이 없어?! 진짜 기분 나빠 죽겠어!”

조금 미안하단 생각은 했지만, 하고 싶은 말을 해서인지 속은 후련했고 어머니가 나를 혼내지 않으신 것을 봐서는 그렇게 기분 나쁘진 않은가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날 밤이었다.

잠에서 깨어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가니 엄마가 숨을 죽이며 울고 있었다.

한쪽 눈으로 눈물 흘리며 우는 엄마가 너무나 싫어서 나는 그냥 바라보고 고개를 돌렸다.

나는 커서 성공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한쪽 눈이 없는 엄마도 싫고, 이렇게 가난한 것도 너무도 싫었기 때문에 나는 악착같이 공부를 했다.

엄마 곁을 떠나 나는 서울에 올라와 공부해서 당당히 서울대를 합격했고 좋은 직장도 가졌으며 결혼도 하고 내 집도 마련했고 아이도 생겼으며 이제 나는 행복한 가정도 꾸렸다.

여기서는 엄마 생각이 나지 않아서 좋았으며 이 행복이 깊어 갈 때쯤이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방문을 하셨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으며 어린 딸아이는 무서워서 도망을 갔고 아내는 누구냐고 물었다.

누군데 우리 집 와서 우리 아이 울리느냐고 소리를 쳤다.

“당장 나가세요! 가시라구요!”

그러자 어머니는

“죄송합니다. 제가 집을 잘못 찾아왔나 봐요.”

이 말을 하곤 눈앞에서 사라졌다.

어느 날 동창회를 한다는 안내문이 집으로 날라왔다.

나는 회사에 출장을 간다는 핑계를 대고 고향에 내려갔다.

동창회가 끝나고 궁금한 마음에 집에 가보니 엄마가 쓰러져 계셨고 나는 눈물 한 방울 나지 않았다.

엄마의 손에는 나에게 주려던 편지인 꼬깃꼬깃한 종이 한 장이 들려있었다.

“사랑하는 내 아들 보아라. 엄마는 이제 살만큼 산 것 같구나.

그리고 이제 다시는 서울에 가지 않을테니 네가 가끔씩 찾아와 주면 안되겠니?

엄마는 네가 너무 보고 싶구나. 엄마는 동창회에 네가 올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기뻤단다.

나는 정말로 미안한 마음에 너를 생각해서 학교에 찾아가지 않기로 했어.

어렸을 때 네가 교통사고가 나서 한쪽 눈을 잃었단다. 그때 나는 너를 그냥 볼 수가 없었어. 그래서 내 눈을 주었단다.

그 눈으로 엄마 대신 세상을 하나 더 봐주는 네가 너무 기특했단다.

난 너를 한 번도 미워한 적이 없고 네가 나에게 가끔씩 짜증냈던 건, 날 사랑해서 그런 거라 엄마는 생각했단다.

아들아 내 아들아! 애미가 먼저 갔다고 울면 안된다. 사랑한다 내 아들!”

갑자기 알 수 없는 게 내 마음 한쪽을 조여왔으며 어머니가 주신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머니, 사랑하는 내 엄마. 사랑한다는 말! 한 번 못해 드리고, 좋은 음식도 못 사 드리고, 좋은 옷도 입혀드리지도 못했는데.......

이제야 모든 사실을 안 이 못난 저를 어머니 용서해 주십시오.

어머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지금껏 한 번도 들려 드리지 못한 말, 사랑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은혜와 보은의 달인 5월을 보내면서 어느 수기의 내용을 제 편집한 글입니다.

가슴에는 늘 따뜻한 마음과 무한한 사랑으로 배푸시는 부모님 은혜에 감사하는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탁상달(운영위원장)

(사)바보클럽인재양성콘텐츠랩 「아침 명상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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